18. 캘리그라피 연습장을 찾는 이들에게 추천! B5 180도 크라프트 화이트지 노트

18. 캘리그라피 연습장을

찾는 이들에게 추천!

B5 180도 크라프트 화이트지 노트

*** 피 같은 내 돈 주고 산 후기로 절대 그 어느 곳으로부터도 협찬이나 금전적 도움을 받지 않았으며 100% 제 주관적인 후기로 살까말까 망설이던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성했습니다.

 사실 어디가서 저 캘리그라피 시작했어요! 라고 말하기엔 좀 뻘쭘한데... 그렇다. 나는 캘리그라피를 시작했다. 사실은 과거 서울에서 직장다닐 때 근처 주민센터에서 주최했던 캘리그라피 수업을 수강한 적이 있긴하다. 하지만 그것도 꽤 오래 전 일이고 또 그 수업 몇 번 들었다고 그다지 많은 것을 배웠다는 생각도 들지 않으므로 캘리그라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의 수준이다. 아일랜드에서 한국으로의 귀국 후 나는 벼르고 벼러왔던 캘리그라피 수강을 등록했다. 대전에는 캘리그라피를 가르치는 수업이 서울만큼 없어서 개강일을 맞추는 것이 관건이었는데 다행히 그나마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적절한 시기에 개강하는 반이 있어서 수강한지 이제 2주째 ㅋ 사실 아직까지도 뭘 크게 배우고 있다는 생각은 안든다.

 그래도 캘리 수업을 들으러 가는 시간이 설레는건 왜 일까? 어서 빨리 남들처럼 나만의 글씨체로 멋지게 적고 싶은데 마음만 앞설뿐 선 하나 긋는 것도 영 쉽지 않다. 어떤 훌륭한 선생님이 가르치던 결국 중요한 것은 개인의 연습량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수업 때는 A4 용지를 스테이플러로 찝어서 사용하는데 집에 와서 수업 시간에 했던 것들을 보며 연습을 하는데 뭔가 아쉬운 생각이 드는 거다. 도대체 이런 생각은 왜 드는 걸까 고민을 한참 했는데 나중에 캘리그라피를 시작한 다른 사람들의 블로거 포스팅을 보면서 깨달았다. 그래, 연습장을 만들자!

 캘리를 꽤 오래전부터 성실하게 연습을 해 온 사람들의 블로그를 보면 그 사람이 처음 캘리를 시작했을 때의 미숙한 솜씨부터 프로 못지않게 능숙해진 그 사람의 실력을 쭉 볼 수 있게끔 정리가 잘 되어 있었다. 그래, 이거야! 엄마가 아이들의 성장 포토북을 꾸미듯이 지금부터 나도 아직은 미숙하지만 언젠가 잘 쓰게 될 그 날까지의 나를 한 번 담아보고 모아보자, 그리고 시간이 흘러서 그 동안의 연습장을 모아서 봤을 때 눈에 띄게 달라진 나의 모습을 보며 흐뭇해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연습하는 건데 신문지면 어떻고 A4 용지면 어떤가? 어떻게 보면 쓰잘데기없는 돈지랄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기왕에 하는 거 차근차근 담아놓고 싶었다. 어차피 내 돈 내가 쓰는거 오랜만에 질렐루야!!!

 그래서 내가 지른 캘리그라피 연습장은 바로 이것 B5 사이즈 크라프트 무지 노트이다.

 사실 어떤 것을 사야하나 고민도 많이 하고 검색도 많이 해봤는데 내 생각을 말해보자면 평소 수업 시간에 연습했던 것처럼 A4 사이즈 정도의 크기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아직 초심자이기 때문에 글자를 크게크게 쓰고 많이 써봐야 하니 너무 작은 사이즈보다는 오히려 큰 것이 좋겠다 생각했는데 막상 찾아보니 A5 사이즈는 많은데 A4 사이즈는 잘 없는 거다. 그나마 큰 사이즈로는 B5 사이즈를 찾을 수 있었는데 A4보다는 살짝 작지만 수업시간에 휴대해서 다니기에도 나쁘지 않은 정도의 크기라 마음에 쏙 들었다.

 그리고 내가 중요하게 살펴봤던 것은 바로 180도로 완전히 펴지는 것인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난 평소에 필기를 할 때도 노트나 책이 쫘-악 펴지지 않는 것이 싫다. 필기를 하다가 제본이 되어 있는 안쪽 부분으로 들어가면 들어 갈 수록 공간이 넉넉하지 않아 글씨를 작게 쓰거나 힘들게 써야하는 그런 것이 싫다. 더군다나 붓펜 같은 걸로 캘리를 연습하려면 당연히 끝까지 쫘-악 펴져야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지 않겠는가?

 내가 산 노트는 위의 사진과 같이 겉표지를 분리할 수 있었는데 이 점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사진을 찍다보니 돼지시키가 뭐 재미난 거 하는 줄 알고 막 달려와서 이리 보고 저리 보고 하느라 커버가 분리된 사진을 제대로 못찍었는데 뭐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그냥 분리됩니다 정도만 알아도 무방하다.

*** 색보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내지 색상은 다른 샷을 참고해주세요.

 짠! 위 사진과 같이 180도 시원하게 쫘-악 펴진다! 너무너무너무 마음에 들어. 호호호호홋. 그리고 두 번째로 마음에 든 것은 생각보다 무게가 가볍다는 것이었다. 내가 구입한 곳에서는 66매와 114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연습하다보면 수 십 페이지야 금방 사라지므로 가장 두꺼운 114매짜리를 선택했는데 택배 상자에서 딱 꺼내서 들어보자마자 의외였던 것은 두께에 비해 무게가 꽤나 가벼웠다는 것이었다. 어디 들고 다니기에도 나쁘지 않아서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좌] A4 용지 | [우] B5 무지 크라프트 노트 사이즈 비교

[좌] A4 용지 | [우] B5 무지 크라프트 노트 사이즈 비교

*** 내지 색이 현물과 가장 비슷한 샷

 요건 사이즈 비교용 샷. 우측 상단 귀퉁이에 우리집 도야지 발이 너무 귀여움ㅠㅠ 이래서 고양이 다들 키우나봐 ㅎㅎㅎㅎ 위 사진의 색상이 내지 색과 가장 비슷한 색이므로 살 때 참고하면 좋겠다. 화이트지라고는 하지만 내지는 사진과 같이 살짝 누런 느낌이 있다.

내지(화이트지) 종이 재질 샷

*** 종이 색상은 보지 말고 질감만 보세요

내지(화이트지) 종이 재질 샷

*** 종이 색상은 보지 말고 질감만 보세요

 내지 종이 질감은 마치 스케치북과 같은 느낌인데 두께는 A4보다 두껍고 스케치북보다는 얇다. 위의 사진과 같이 요런 느낌인데 내지는 화이트지 말고 크래프트지로 되어 있는 것도 있으므로 취향별로 고르면 되겠다. 평소에 연습하던 맨질맨질한 A4 용지와는 질감이 상당히 달라서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미지수. 그래도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오래오래 연습하다보면 그 어떤 펜을 손에 쥐더라도 어떤 종이 위에 적더라도 명필처럼 잘 쓰는 날이 오지 않을까?

 적고 싶은 글귀도 많고 표현하고 싶은 느낌도 많다. 하루 아침에 남들이 하듯이 잘 쓸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하진 않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손이 따라주지 않으니 마음이 꽤나 조급하다. 그래도 펜과 종이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로, 나 같이 아날로그 감성을 잃고 싶지 않은 필기구 덕후들에겐 꽤나 의미있고 재미있는 취미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이렇게 모은 연습장 책들이 한 권, 두 권, 열 권 정도 모으다보면 나도 제법 간지나는 캘리그라퍼가 되어 있지 않을까?

*** 피 같은 내 돈 주고 산 후기로 절대 그 어느 곳으로부터도 협찬이나 금전적 도움을 받지 않았으며 100% 제 주관적인 후기로 살까말까 망설이던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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